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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아의 라온 우리말터] ‘두두두두둥자’의 설날
이름: 한스터디    작성일자: 2017-02-01 05:58    조회수: 562    
[노경아의 라온 우리말터] ‘두두두두둥자’의 설날
 
오늘 밤엔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섣달그믐인 내일은 설맞이 준비로 바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지도 모른다. 철없던 시절엔 까치설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변한다는 어른들의 말을 믿었다. 어느 해인가 버티다 버티다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눈썹이 하얘져 엉엉 운 적이 있다. 물론 오빠들과 언니가 눈썹에 밀가루를 발라 둔 것이다. 걱정할 줄 알았던 아버지와 엄마마저 큰 소리로 웃어서 무척 서운했다. 작은오빠는 내 새 신발도 감춰놓고 “도깨비가 우리 두두두두둥자 신발을 신고 갔으니 이제 큰일 났다”며 놀려댔다. ‘둥자’는 장난에 잘 속아 넘어가고 약지 못한 데다 행동까지 굼떠 붙은 내 어릴 적 별명이다. 한자 ‘둔자(鈍者)’에서 따온 듯하다. 그런데 두 오빠는 노래를 부르듯 늘 ‘두두두두둥자’라고 불렀다.